게실염 극복기👨‍⚕️

[게실염 투병기] 수술 후 "멘탈" 관리

안아파 2020. 12. 25. 16:08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쓰는 게 좋을지 고민이지만,

(이유는 답이 없고, 상황에 따라 너무 다르기에..!)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해서 적어보려 한다.

 

내가 대장절제술 수술 (게실염 수술)을 받을 때 어떤 상황이었냐면,

① 올해 8월까지만 응급실 3번 가고 입원...결국 수술 결정

망할 코로나로 인해 입원도 쉽지 않았고, 입원해서도 마스크 항상 쓰고 생활
어렵게 결심하고, 휴직까지 썼는데, 전공의 휴업으로 수술 일정 못 잡음

 몸무게는 이미 7kg 이상 빠지고, 겁이 나서 잘 못 먹는 상태

⑤ 수술도 언제 할지도 모르는데, 코로나 걸리면 수술은 더더욱 할 수 없기에 조심 또 조심...

대략 이런 상황이었다.

 

나는 멘탈이 강한 편인데 (내가 생각하기에는ㅎㅎ)

이런 상황이 되니까 정말...'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행스럽게 1주일 정도 후에 수술 날짜를 잡고 입원했을 때도,

내 멘탈은 좋지 않았다.

 

어떻게 좋을 수가 있을까?

내 대장을 얼마큼 자를지도 모르고, 변주머니를 찰 수도 있고,

그 와중에 코로나는 난리고...

 

그때 내가 했던 그리고 퇴원한 이후에 하고 있는 걸 공유해드리고자 한다.

 

[소소한 멘탈 관리]

1. 입원 중

   ① 인형 (꼭 인형이 아니어도 좋은 추억을 상기시키는 물건)
   - 코로나 때문에 병문안은 켜녕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렇다고 책을 읽거나 핸드폰을 하기에는 몸 아프고, 계속 걸어야 했기에 (수술 후에 걷기 필수!) 그럴 수도 없었다.
   - 친한 친구가 줬던 인형을 가지고 왔다. 
     그렇다고 인형을 안고 자거나...! 그랬던 건 아니다ㅎㅎㅎ
     그냥 가끔씩 마음이 뒤숭숭하고 사람이 없어 적막할 때, 인형을 봤던 것 같다.
   - 인형을 보면서 인형을 가져다준 친구를 포함해 지금은 못 보지만 좋은 기억이 많은 사람들 생각을 했다.
     건강해지면 또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 꼭 인형은 아니어도 될 것 같다. 좋은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사진, 장난감, 편지 다 좋다.
     지금은 너무 힘들지만, 나아질 거다...란 생각이 들게 만들어줬다.

 ② 향초 (좋아하는 향이 나지만, 향이 강하지 않은 향초)
   - 일단, 병원에서 향초 켤 수 없다. 그리고 공동생활이기에 강한 향을 낼 수도 없고, 그러면 안된다.

   - 나는 내가 좋아하는 라벤더향 향초를 두고 가끔 냄새를 맡았다.

     (대부분은 불을 켜지 않아도 미약하게 향기가 난다)

   - 병원에 있으면, 나처럼 길게 입원을 하면 더더욱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정말 힘들다.

     그리고 병원 특유에 소독약 등 소위 "병원" 냄새가 계속 난다.

     코로나가 없다면, 바깥공기를 마시러 자주 나갈 텐데 그럴 수 없으니 찾은 방법이다.

   - 나는 "후각"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향을 맡는 게 마음의 안정에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아로마 오일도 괜찮을 것 같다)

2. 퇴원 후

   ① 인센스 스틱
   - 나는 인센스 스틱을 평소에도 사용해왔다는 걸 감안해주셨으면 좋겠다.

     위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나는 "후각"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 마음이 너무 불안할 때, 그리고 밖으로 못 나가니 집에서 운동을 할 때

     문 활짝 열고 인센스 스틱을 피운다.

   - 이것 또한 향초, 디퓨저 등 방법은 많고, 인센스 스틱도 향이 다양해서 개인 선호에 맞추면 된다.

     (나는 절향을 좋아해서 인센스 스틱을 활용했다)

 

(왼) 인센스 스틱 / (우) 친한 친구가 준 인형

사실 무엇보다 좋은 건,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이야기를 하고, 맛있는 거를 먹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코로나로 사람을 만나는 건 어렵고, 대장절제술 후에는 음식에 제한이 많다.

나는 "후각"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조금 마음에 안정을 잡으려고 했는데,

나름 효과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정답은 없지만,

본인만의 방식으로 다들 마음의 건강을 지키셨으면 좋겠다.

(특히, 저처럼 이 시국에 큰 수술을 하신 분이라면...!) 

 

10대 때부터 약 15년간 여러 번 게실염 재발로 힘든 시간을 겪고, 결국 수술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씁니다.

제 10~20대 때는 게실염 자체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해서 아플 때, 치료받을 때마다 불안했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나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정보)를 알 수 없어서 '내 증상이 심각한 건지', '내가 치료는 잘 받고 있는 건지' 등 판단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물론, 아플 때마다 대학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지만 전문가인 의료인과 환자인 저의 느낌은 또 다르니까요)

게실염을 앓는 젊은 분들이 조금 많아진 지금, 
저처럼 불안해하고 계신 혹은 안일하게 생각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글을 적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 전문 의료인이 아니기 때문에 제 글은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건, 많이 아프기 전에 꼭! 병원에 가세요.
그리고 평소에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 신경 쓰셔야 합니다. 저처럼 고통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