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쓰는 게 좋을지 고민이지만,
(이유는 답이 없고, 상황에 따라 너무 다르기에..!)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해서 적어보려 한다.
내가 대장절제술 수술 (게실염 수술)을 받을 때 어떤 상황이었냐면,
① 올해 8월까지만 응급실 3번 가고 입원...결국 수술 결정
② 망할 코로나로 인해 입원도 쉽지 않았고, 입원해서도 마스크 항상 쓰고 생활
③ 어렵게 결심하고, 휴직까지 썼는데, 전공의 휴업으로 수술 일정 못 잡음
④ 몸무게는 이미 7kg 이상 빠지고, 겁이 나서 잘 못 먹는 상태
⑤ 수술도 언제 할지도 모르는데, 코로나 걸리면 수술은 더더욱 할 수 없기에 조심 또 조심...
대략 이런 상황이었다.
나는 멘탈이 강한 편인데 (내가 생각하기에는ㅎㅎ)
이런 상황이 되니까 정말...'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행스럽게 1주일 정도 후에 수술 날짜를 잡고 입원했을 때도,
내 멘탈은 좋지 않았다.
어떻게 좋을 수가 있을까?
내 대장을 얼마큼 자를지도 모르고, 변주머니를 찰 수도 있고,
그 와중에 코로나는 난리고...
그때 내가 했던 그리고 퇴원한 이후에 하고 있는 걸 공유해드리고자 한다.
[소소한 멘탈 관리]
1. 입원 중
① 인형 (꼭 인형이 아니어도 좋은 추억을 상기시키는 물건)
- 코로나 때문에 병문안은 켜녕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렇다고 책을 읽거나 핸드폰을 하기에는 몸 아프고, 계속 걸어야 했기에 (수술 후에 걷기 필수!) 그럴 수도 없었다.
- 친한 친구가 줬던 인형을 가지고 왔다.
그렇다고 인형을 안고 자거나...! 그랬던 건 아니다ㅎㅎㅎ
그냥 가끔씩 마음이 뒤숭숭하고 사람이 없어 적막할 때, 인형을 봤던 것 같다.
- 인형을 보면서 인형을 가져다준 친구를 포함해 지금은 못 보지만 좋은 기억이 많은 사람들 생각을 했다.
건강해지면 또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 꼭 인형은 아니어도 될 것 같다. 좋은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사진, 장난감, 편지 다 좋다.
지금은 너무 힘들지만, 나아질 거다...란 생각이 들게 만들어줬다.
② 향초 (좋아하는 향이 나지만, 향이 강하지 않은 향초)
- 일단, 병원에서 향초 켤 수 없다. 그리고 공동생활이기에 강한 향을 낼 수도 없고, 그러면 안된다.
- 나는 내가 좋아하는 라벤더향 향초를 두고 가끔 냄새를 맡았다.
(대부분은 불을 켜지 않아도 미약하게 향기가 난다)
- 병원에 있으면, 나처럼 길게 입원을 하면 더더욱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정말 힘들다.
그리고 병원 특유에 소독약 등 소위 "병원" 냄새가 계속 난다.
코로나가 없다면, 바깥공기를 마시러 자주 나갈 텐데 그럴 수 없으니 찾은 방법이다.
- 나는 "후각"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향을 맡는 게 마음의 안정에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아로마 오일도 괜찮을 것 같다)
2. 퇴원 후
① 인센스 스틱
- 나는 인센스 스틱을 평소에도 사용해왔다는 걸 감안해주셨으면 좋겠다.
위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나는 "후각"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 마음이 너무 불안할 때, 그리고 밖으로 못 나가니 집에서 운동을 할 때
문 활짝 열고 인센스 스틱을 피운다.
- 이것 또한 향초, 디퓨저 등 방법은 많고, 인센스 스틱도 향이 다양해서 개인 선호에 맞추면 된다.
(나는 절향을 좋아해서 인센스 스틱을 활용했다)
사실 무엇보다 좋은 건,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이야기를 하고, 맛있는 거를 먹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코로나로 사람을 만나는 건 어렵고, 대장절제술 후에는 음식에 제한이 많다.
나는 "후각"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조금 마음에 안정을 잡으려고 했는데,
나름 효과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정답은 없지만,
본인만의 방식으로 다들 마음의 건강을 지키셨으면 좋겠다.
(특히, 저처럼 이 시국에 큰 수술을 하신 분이라면...!)
10대 때부터 약 15년간 여러 번 게실염 재발로 힘든 시간을 겪고, 결국 수술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씁니다.
제 10~20대 때는 게실염 자체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해서 아플 때, 치료받을 때마다 불안했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나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정보)를 알 수 없어서 '내 증상이 심각한 건지', '내가 치료는 잘 받고 있는 건지' 등 판단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물론, 아플 때마다 대학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지만 전문가인 의료인과 환자인 저의 느낌은 또 다르니까요)
게실염을 앓는 젊은 분들이 조금 많아진 지금, 저처럼 불안해하고 계신 혹은 안일하게 생각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글을 적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 전문 의료인이 아니기 때문에 제 글은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건, 많이 아프기 전에 꼭! 병원에 가세요.
그리고 평소에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 신경 쓰셔야 합니다. 저처럼 고통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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