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직후 교수님이 오셨다.
"대장 우측과 중앙 일부까지 잘랐고, 게실이 있던 부위는 거의 다 잘랐다 (30~40cm)
남은 대장이 잘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내일부터 당장 많이 걸어야 한다
방귀가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많이 걸어야 한다"

대장절제술 입원 기간
아주 빠르면 7일, 보통 10일, 길면 14일
(진행 순서 : 방귀/대변 > 물 > 미음 > 죽 > 밥)
마약성 진통제를 맞고 있긴 하지만 큰 수술을 한 이후 + 복대 + 힘 없음 등등으로
사실 너무 힘들었다.
(배에 힘을 줄 수 없기 때문에 혼자 누울 수 없다.
누가 뒤를 받쳐주거나, 온전히 팔 힘으로 옆으로 누워야 하는데... 이걸 계속하면 팔목이 나간다;;)
그렇지만, 힘들 게 수술한 만큼 나에겐 선택권이 없었다. 독하게 마음먹어야 했다.
링거를 맞으며 그다음 날부터 계속 걸었다.
(코로나19로 마스크도 계속한 상태고, 층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병실 앞을 왔다 갔다 거렸다)
하루에 2~4시간까지 걸었다.
덕분에 입원한 기간 동안 '제일 열심히 걷기 운동하는 환자'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많이 걷는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건 아니었다.
10대 때부터 약 15년간 여러 번 게실염 재발로 힘든 시간을 겪고, 결국 수술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씁니다.
제 10~20대 때는 게실염 자체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해서 아플 때, 치료받을 때마다 불안했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나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정보)를 알 수 없어서 '내 증상이 심각한 건지', '내가 치료는 잘 받고 있는 건지' 등 판단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물론, 아플 때마다 대학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지만 전문가인 의료인과 환자인 저의 느낌은 또 다르니까요)
게실염을 앓는 젊은 분들이 조금 많아진 지금, 저처럼 불안해하고 계신 혹은 안일하게 생각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글을 적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 전문 의료인이 아니기 때문에 제 글은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건, 많이 아프기 전에 꼭! 병원에 가세요.
그리고 평소에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 신경 쓰셔야 합니다. 저처럼 고통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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