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진 찍는 걸 싫어하는 편이다. 사진 속 내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가장 큰 이유일 것 같다 (그게 내 현실적인 얼굴이겠지만😆). 그리고 표정을 짓는 게 너무 어렵다. 입만 웃고, 눈은 웃지 않아서 매우 무서운🤖 얼굴이 된다. 입술은 덜덜덜 떨리면서 경직이 된다. 그래서 꼭 필요한 이유가 아니면 사진을 찍지 않아 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유명한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 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한 사진관 = 예쁘고 멋지게 보정을 해주는 곳"의 의미이기도 하지만 막상 찍어보면 그것보다 "경험"이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내가 가봤던 시현하다와 산호맨숀은 그런 곳이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시현하다]
- 시현하다 역삼본점에서 19년 가을에 사진을 찍었다. 열정적으로 다니던 회사의 퇴사를 앞두고 회사에서 가깝던 시현하다에 충동적으로 예약을 했고 방문하게 되었다 (퇴사를 앞두고 있었기에 반차를 쓰고 빈 타이밍을 노린 것일 뿐, 원하는 시간에 예약은 정~~~말 정말 어렵다고 알고 있다).
- 회사에서 오전 근무하고, 오후 반차를 내고 갔던 날...비가 부슬부슬 왔다.
- 막상 예약은 충동적으로 했는데 너무 준비 없이 가는 느낌이 들어서 급하게 근처 미용실에서 머리 드라이를 하고 갔다. 나는 역삼역에서 걸어갔고, 골목골목 지도를 보면서 찾아갔던 걸로 기억한다.
- 시현하다를 방문한 내 첫 느낌은 ① 고급지면서 멋지다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② 향이 좋다 2가지였던 것 같다. 단독주택으로 꾸며진 시현하다 역삼본점은 그런 느낌이었다. 향의 경우는 호불호가 있을 것 같은데, 원래 생화, 꽃, 장미향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극호🥰였다.
- 안내를 받아 대기실에 앉아있었고, 너무 오랜만에 사진을 찍는다는 게 떨려서 구경도 소심하게 하고 앉아있던 것 같다. 급하게 거울 보면서 입술💄도 바르고 그렇게 조금 대기를 했다.
- 내 예약 시간이 되어 2층으로 안내를 받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액자들도 너무 멋졌다. 여기가 포토존이다.
- 내가 표현하고 싶은 형용사들, 찍고 싶은 색깔들을 기재하는 카드를 작성하고 내가 선택했던 혜빈 작가님과 상담을 하여 사진을 찍었다. 취향이 한결같은 나는 그 당시에도 베이지 or 남색 2가지 중 하나를 찍고 싶었다. 혜빈 작가님은 둘 다 괜찮을 것 같은데 따스한 느낌을 원하면 베이지 계열이 나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베이지 선택!
- 사진 촬영은 정말 엄~청 빨리 끝났다. 이제는 시간이 오래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지금은 달라질 수도 있지만, 무표정/살짝 미소/활짝 웃는 것 3가지 버전을 찍었다. 그 당시에도 입술 덜덜 떨면서 했던 것 같다🤣.
- 내가 느끼기엔 사진 자체의 잘 나옴, 못 나옴보다는 이야기를 통해 보정하면서 이미지를 찾아주시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 본 혜빈 작가님께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한 것 같다. 퇴사 기념으로 찍고 싶었다부터 기타 등등. 약간...심리 상담받는 느낌이었다. 내 마음을 털어놓는 것 같은 느낌🙂.
- 그렇게 사진 촬영을 마치고 1층에서 인화가 되면 그걸 포토존에서 또 예쁘게 견습 작가님이 찍어주셨다. 나처럼 똥손인 사람에게는 참 감사한 서비스였다. 그리고 원하면 이 패키지 자체에 시현하다 향을 뿌려주셔서 엄청 좋았다. 이 패키지를 아직도 가지고 있는데 박스를 열면 은은하게 그 향이 난다.
[산호맨숀]
- 산호맨숀은 얼마 전에 자세하게 후기를 써서 URL을 남겨본다.
[사진을 비교해볼까?😝]
1. 보조/견습 작가님이 찍어주신 기념사진
- 나처럼 똥손인 분들께는 정말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어디가 더 낫고 안 낫고는 없었고, 추구하는 가치/이미지에 맞게 예쁘게 찍어주셨다. 나는 둘 다 너무 마음에 든다🥰.
2. 증명사진
- 시현하다에서는 증명사진을, 산호맨숀에서는 증명사진과 랜덤 기프트 사진까지 찍었다.
- 나는 모두 마음에 든다. 모두 다 나 같지 않지만...🤣 (작가님들은 모두 다 나 같다고 하셨다...😁)
- 내 친한 사람들의 의견으로는, 랜덤 기프트 사진 > 산호맨숀 증명사진 > 시현하다 증명사진 순서로 나와 비슷하다고 했다.
-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일단 나는 심한 짝눈인데 산호맨숀의 경우는 짝눈을 거의 보정해주지 않으셨다. 짝눈 그대로 하지만 조화로움을 해치지 않는 선까지 보정을 해주셨다. 시현하다의 경우는 그 부분을 좀 맞춰주셔서 그러지 않을까...생각해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다 마음에 들고, 다 나와 닮기도 닮지 않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왜 다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는지?]
- 나처럼 사진이 무서운,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은 이렇게 사진을 찍을 일이 없다. 진짜 꼭 필요한 경우에 아무 사진관이나 가서 찍는데 그러면, 원본을 보고 기계적으로 보정해주시는 손길을 보면서 "알고는 있었지만 내 얼굴이 이렇게 생겼구나..." > "다신 사진 찍지 말아야지"의 순환이 시작된다. 외관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자신감"과 관련된 것 같다 나의 경우엔.
- 시현하다나 산호맨숀의 경우에는 보정 단계에서 내 이미지나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하게 된다. 나는 평소에 신경 쓰지 않았던 이미지, 특징 이런 것도 이야기를 해주시니 "내가 그런가? 내 얼굴이 그랬지... 남들이 보는 내 이미지는 저렇게 느낄 수도 있구나"란 생각도 들고, 내 이야기를 하고 그에 맞춰서 소통하며 보정을 해주는 것 그 경험 자체가 좀 힐링하는 느낌을 준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 시현하다, 산호맨숀 속 내 이미지가 다르듯 "다른 사람이 보는 내 이미지는 이렇게 차이가 있구나, 사람마다 다 다르구나" 그런 것도 새삼 느낀다. 사람마다 보는 내 이미지는 다 다르고, 그것에 그렇게 연연할 필요가 없구나...그런 생각😁
길게 적어봤지만, 어쨌든 나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다른 곳 혹은 가봤던 시현하다, 산호맨숀에서 한 번 더 찍고 싶은 생각도 있다 (예약이 너무...어려워서 그렇지😝 그리고 일반 사진관에서 찍는 것보단 당연히 가격이 비싸다💰). 만약 나처럼 사진이 무섭기만 하고, 안 좋은 경험만 있는 분이라면 꼭 시현하다, 산호맨숀이 아니더라도 사진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에서 찍어보는 건 좋은 경험일 것 같다.
'솔직한 후기✍ > 장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린토피아👔 월계아이파크점_이제는 여기다! (0) | 2021.05.21 |
---|---|
팀랩:라이프(teamLab:LIFE)_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마음이 차분해지는 전시🌻🌊 (0) | 2021.05.06 |
차홍룸 용산센트럴점💈 빌드펌 후기 (차홍룸 가격 포함) (0) | 2021.03.17 |
겨울🥶만 잔뜩 느낀 겨울 산책_가평 호명호수 (0) | 2021.03.07 |
센텀 프리미어호텔 싱글룸 후기 (가성비 좋은 숙소로 추천!) (0) | 2021.02.05 |